詩
두번째, 엄마의 눈물
키미~
2009. 2. 14. 17:05
엄마의 눈물
김 정희
엄마의 눈 속엔 바다가 있다.
엄마는 눈 속에 푸른 파도를 숨겨 놓고,
잠 안 오는 밤이면 몰래 꺼내서
창문을 열어 놓고 마시고 있다.
엄마의 눈 속엔 섬이 있다.
물결 뒤적이며,
낚아 올리는 은빛 갈치,
바람에 흰 머리 날리며,
열 길 바다 속마음을 한 눈에 알아채는
엄마의 아버지.
커다란 고무 물 옷 추켜올리며,
갯뻘을 다독여,
꼬막 캐던 엄마의 엄마.
새벽 바다로 힘차게 나아가면,
통통거리는 뱃전에 부서지는 차가운 햇살,
어깨 툭 치며 날아오르는
갈매기,
갈매기.
엄마가 잠 든 창가 의자엔
갈매기가 남긴 파도 한 모금.
무심하게 마셔보니
오랜 세월 가슴 속에 숨겨놓은
짜고도 쓴
엄마의
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