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노루야, 노루야.

키미~ 2010. 7. 29. 18:30

 

 

 

하늘이 맑았다 흐렸다 하는 바람에 빨래를 널었다 들였다 난리쳤습니다.

결국 비는 안 오는군요.

좀 전에 강아지들이 쏜살같이 달려나갑디다.

좀 있더니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 후다닥 나갔더니

새끼 노루 한 마리가 강아지 다섯마리에 둘러싸여 오돌오돌 떨고 있습니다.

아니, 노루가 우짠 일로 우리 집 마당까지 들어왔는지 정말 놀랄 일입니다.

새끼노루가 냅다 뛰고, 저는 개들을 가두었습니다.

전에 우리 집에 몰래 들어 온 도둑고양이를 혼낸 경험이 있는 우리 강아지들,

눈을 빛내며 노루를 노려봅니다.

노루는 안간힘을 쓰며 담을 넘고자 폴짝 뛰지만 아무리 뛰어도 담은 넘지 못합니다.

제가 가만히 앉아서 오라고 해도 겁을 먹고 오지 않습니다.

결국 수건으로 노루를 덮고 담 넘어 산쪽으로 넘겼습니다.

혹시 다친 곳 없나 싶어 유심히 보았더니 옥수수밭을 설렁설렁 걸어서

산으로 가는군요.

참으로 다행입니다.

우리 강아지들은 다들 마당을 샅샅히 검문검색하고 있습니다.

오늘 중복 날, 애꿎은 노루 잡을 뻔 했습니다.

오전에 잠깐 심심해서 타로카드 점을 봤더니

놀랄일이 있으니 조심하라고 하던데,

그래도 아직도 진정되지 않습니다.

 

노루야, 노루야. 참말로 다행이다.

 

치악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