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소나기
키미~
2025. 7. 14. 19:12
그렇게 무덥더니 어젯밤부터 비가 조금씩 내린다.
해바라기를 심지 않았는데, 작년에 씨앗이 떨어졌는지 여러 포기가 자랐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너무너무 정교하게 아름답다.
신이 아니면 저 꽃을 누가 빚으랴!
원추리가 핀 걸 보면 여름이다.
기온이 좀 떨어져서 서늘한 느낌이 들어 보일러를 좀 올린다.
벌써 칠월도 중순이구나.
세월이 정말 빠르다.
소나기/김정희
빗방울 일렬로 서서 다다다 지나가는 한낮 장마는 지나갔다고 어머니
빨래를 툭툭 털어 일렬로 너신다 소나기는 소나기 장마와는 아무
상관없이 다녀가고 싶을 때 마음대로 쏘다닌다 무지개 본 지 얼마나
되었나 하늘에다 장대를 곧추 세우시고 어머니, 한풀 삭은 더위 봉선화
위에 가라앉은 마당 구석구석 쓸어내신다 바람은 등나무 이파리
떨어뜨리고 잠시 장독대 옆 백일홍 보는 사이 한 줄 로 후다닥 지나가는
빗방울 널어놓은 고쟁이 마디마다 일렬 구멍이 뚫리고 널다 걷다
지친 어머니 바랜 머리 위로 잠자리 한 마리 뱅뱅 돈다 처마 끝 일렬로 퐁 퐁
패인 흙 구멍마다 햇살이 날아와 물을 먹는, 여름은 지나가고 어머니 빨래를
다시 툭툭 털고 소나기 쏜살같이 동구 밖으로 달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