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순이는 전에 살던 동네의 윗집이 이사가면서 우리 집에 주고 간 강아지입니다.
첨에는 머리에 피딱지가 앉아서 조금만 가까이 가도 사람을 피하곤 하였습니다.
그 집 아저씨가 보신탕 집에 개를 납품하던 이여서 아마도 돈도 안되고 고기도 안되는
복순이 같은 발발이는 귀찮았겠지요.
많이 맞았던 기억이 있는지 한동안은 구석으로 자꾸 숨기도 했습니다.
강아지도 암놈은 얼마나 애교스러운지, 제가 책상에 앉아 있으면 은근한 눈길로 다가와서는
무릎위에 발을 엊고 머리를 디밉니다.
새끼를 두 번 낳아 그만 낳게 하려고 수술을 시켰는데 그러고 나서는 자꾸 살이 쪄서 요즘 신경 쓰입니다.
우리 집의 강아지 패밀리의 엄마이자 꼼돌장군의 부인입니다.
자식들 중 복길이와 멍길이는 전前부父(머리가 까만 떠돌이 개, 남편은 가을의 전설이라고 합니다만은)의 자식이고,
막내 꼬맹이는 꼼돌이 자식인데 유전자의 조화로 머리는 까맣고, 얼굴은 꼼돌이랑 같고 다리는 짧고 하여
사실은 조금 웃기게 생겨 버렸네요. 하지만 쉿~!! 그래도 큰 집 애들은 꼬맹이보고 잘 생겼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복길이는 차기 대권주자입니다.
그래서 꼼돌이로부터 갖은 핍박과 설움을 당하지만 꿋꿋하게 견디고 있습니다.
꼼돌이가 슥 쳐다보면 자동적으로 누워서 나를 죽여라 하고 들이대니 꼼돌이도 나중엔
지겨워서 복길이 엉덩이쪽에서 잠들어버립니다.
멍길이는 차남의 특징을 그대로 물려받아 실속을 제대로 차립니다.
우리 집의 강아지 패밀리 보시렵니까?
꼼돌과 복순(제가 털을 깎아서 삐뚜리..ㅎㅎ)
산후조리를 제대로 못시켜서..
복길이 어릴 때.
멍길이 어릴 때.
꼬맹이..
복길과 복순모자.
여기는 옛날의 우리 집..옛날의 우리 개들(진돌이, 순돌이, 곰돌이,하양이,촐랑이)
내일이 벌써 처서입니다.
여름도 이젠 막바지에 왔습니다.
잘 마무리 하시고 찬란한 가을 맞으시기 바랍니다.
치악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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