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sunflower
  • sunflower

중얼중얼535

새끼고양이 밤새 내 방 앞 지붕에서 고양이 우는 소리가 난다.한밤중에 일어나 나갔더니 액자 쌓아둔 곳에서 나는 소리다.남편을 깨워 액자를 하나하나 다 치웠다.모서리 좁은 곳에 새끼고양이 한 마리가 웅크리고 울고 있다.그동안 새끼를 낳아도 건사를 못하고 몇 번 사산을 한 꼬맹이가이번엔 드디어 출산에 성공한 모양이다.늘 숨어 있으니 보살펴 줄 수도 없었다. 만지지도 못하게 도망가 버리니 보살펴 줄 엄두를 낼 수 없었다.3마리를 낳은 모양인데 젖을 물리다 새끼가 아래로 떨어진게다.둘만 데리고 가고, 이 놈은 하는 수없이 놔 둔 모양이다.남편이 얼른 데리고 들어와 사진을 찍더니 귀여워 어루만진다.3주 정도 되었으니 아직 아기다.내가 고양이는 만지면 어미가 버린다고 그만하라고 하는데도 귀엽다고 난리다. 뒤켠에 어미가 다니는.. 2024. 9. 18.
오매 단풍 들것다 아침에 학교 가는 길에 가을을 보았다.벼와 기장이 어느새 탐스럽게 익어가기 시작했더라.허긴 추석이 낼 모렌데..문득 생각나는 영랑의 시 "오매 단풍들것네" 「오-매 단풍들것네」장광에 골불은 감닙 날러오아누이는 놀란듯이 치어다보며「오-매 단풍들것네」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니리바람이 자지어서 걱졍이리누이의 마음아 나를보아라「오-매 단풍들것네」 얼마나 이쁜 시냐.바람이 불어 걱정이고, 감잎이 장독대에 떨어져 곧 단풍이 들 것이니 추석이 가깝다.누이가 두손 모아 기다리는 추석이 다음 주다.명절 참 빨리 온다. 2024. 9. 4.
수세미 유감 처서가 지나니 바람이 달라졌다.햇살도 바래졌다. 가을이 오고 있구나. 수세미 속으로 설거지한 지가 꽤 되었다.천연식물이라 기름때도 끼지 않고, 잘 닳지도 않아서 너무 좋다.어깨 수술하고 남편이 설거지를 하면서 처음엔 못 미더워하더니나중에는 수세미 예찬론자가 되었다.봄에 10포트를 사서 심었다.올해 비가 많아서 그런지 수세미가 숫꽃만 피고 암꽃이 피지를 않았다.키가 크게 올라온 꽃은 다 숫꽃이다.암꽃은 자루에 열매가 이미 달려서 꽃이 핀다.하도 안 열려서 희한하다하고 남편과 둘이서 걱정을 했다. 어느 날 보니 옥상에 큰 게 하나 있고,대문 아치에 겨우 하나가 달렸다.얼마나 반갑던지, 남편과 둘이서 못 본체해야 한다고 쿡쿡거렸다.예전에 친정엄마가 말씀하시길,뭐든지 열매는 너무 입 대면 안 된다고 ..호박도 .. 2024. 8. 28.
몬세라뜨 수도원 얼마전에 홍진경씨가 스페인 몬세라뜨수도원을 유투브에 올린 것을 보고 다녀온 사진을 올린다. 찾아보니 이 수도원 사진은 통째로 올리지 않았네.검은 성모상으로 유명하다.성모님 발을 만지면서 기도할 수 있다.물론 따로 티켓을 끊어야 하고, 줄을 서야 한다.우리 팀에서는 나 혼자 카톨릭 신자라 혼자 들어갔었다.산을 꼬불꼬불 올라가고, 다시 케이블카를 타야 하는데 이 높은 산 속에저렇게 웅장한 수도원을 지었다는 것이 놀라웠고,뭔가를 해도 관광이 될 수 있게 살린다는 것이 무척 부러웠다.작년에 잘 다녀왔다. 2024. 8. 23.
조카 결혼식 오랜만의 결혼식이다.안산에서 했는데, 지금까지 본 결혼식장 중 특A급이었다.무엇보다 조명이 밝아서 좋았고(이상하게 결혼식장 조명이 캄캄하더라)식 중간에 커튼을 오픈하는데 바깥이 사이프러스 같은 나무가 둘러싸인 옥상 정원이었다.막내 남동생 아들래미는 고등학교때 교회에서 만난 여자친구와7년을 연애하고 결혼한다고 한다. 신혼여행은 발리로 간다고 했다.오랜만에 만난 친척들 모두 금일봉을 드리고나니 마음은 홀가분하다.버스를 대절해서 왔다고 해도 멀리까지 와 주셨으니 고마운 일이다. 개강이 2일이라 방학도 이제 막바지다.어릴 때 방학 끝나면 정말 안타깝던 그런 ㅎㅎㅎ그래도 갈 곳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더불어 일할 수 있다는 것도 무척 고마운 일이다. 2024. 8. 22.
어른이 되고보니 문화재단 마당에 수국이 많이 피어서 풍요롭게 보였다.산수국은 꽃수국과는 조금 다르다.꽃은 풍부하지만 꽃수국처럼 감탄이 나오지는 않네.꽃수국은 정말 화려해서 아름답다. 내일이 조카 결혼식이다.집안에 어른들이 다 돌아가시고 나니, 맏이인 내가 어른이 되었다.큰조카가 결혼할 때는 아버지가 병원에 계실 때였다.이번엔 친정부모님이 아무도 안 계시니 왕고모인 내가 최고 어른이다.물론 작은아버지와 작은 어머니는 계신다.작은 아버지는 우리 아버지랑 나이 차이가 많으셔서 이제 70대 후반이시네.부조도 부조지만, 오랜만에 보는 친척이 많아서 돈을 좀 준비했다.태어나고 첨 보는 아이도 있다. 그동안 사진으로 보고, 돌날이나 어린이날에용돈은 보냈지만 막상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바쁘게 산 것도 있지만, 친정부모님이 안 계신 까.. 2024. 8. 16.
맥문동이란 꽃은~ 옛날 옛날에 청송 외갓집에 가서 눈두렁에서 봤던 그 꽃인데..이름도 몰랐지만 이렇게 군락으로 피는 건 처음 봤다.남편이 어제 만해축전에 다녀오면서 찍어와서 보내줬다.이름이 맥문동이다. 자, 풀이를 해 보자.麥門冬 보리맥자에 문문자에 겨울 동이라...보리의 문을 열고 겨울을 맞이하다.너무 아름다운 이름이다.약재로도 쓰이고, 다년초라고 한다.한 번 뿌리내리면 잡초가 자랄 틈을 주지 않는다고 하나 종자 번식은 어렵고뿌리나누기를 해야 한다네.눈에 보이면 마당에 시도해 봐야겠다.뭣보다 꽃 색깔이 진짜 너무 아름답잖아. 2024. 8. 12.
로봇 눈으로 변신!! 어제 오른쪽 눈 수술을 하고, 오늘 오전에 진료를 받고 집에 와서 점심을 먹었다.호박잎을 쪄서 먹었는데, 우리 집 호박잎은 내가 다 따먹어서 이제 이파리가 없을 정도다.애호박잎이 좋은데, 어제는 맷돌호박잎도 땄다. 억세도 먹어야지 하면서. ㅎㅎ맷돌호박이 많이 열려서 진짜 내 소설집 제목처럼 위대한 호박이다. 어제 수술한 후, 오늘 병원가서 시력을 측정했더니한 달 전에 한 눈은 0.8이고, 어제 한 눈은 0.5였다.차츰 회복하면 점점 더 좋아질 거라고 한다.수술 전에 비하면 진짜 어마어마하게 잘 보인다.컴퓨터 화면이 하얀 화면은 글자가 거의 안 보였었다. 수강신청한 학생들이 유학생은 두 명 밖에 없고  다 우리나라 학생들이네.수업자료는 유학생 기준에 맞췄다가 다시 만들어야 하겠다.책을 맘대로 볼 수 있어서.. 2024. 8. 6.
부용화와 베롱나무 강릉 난설헌 생가 담장 밑에 부용화가 피었더라.모습은 무궁화나 더 크고, 선명하고 화려하더라.무궁화의 애국심은 저 멀리 던져버릴 경국지색이다.베롱나무(나무백일홍)도 한창이라 무더운 여름을 지키고 있더라.우리는 그렇게 나이가 들었더라.저 부용화처럼 화려했던 시절은 가고,저 베롱나무꽃처럼 붉디 붉은 청춘은 다 가고,무더위에 지친 노인들만 있더라.한여름 땡볕에 서러움만 있더라. 2024. 7.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