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179 소나기 그렇게 무덥더니 어젯밤부터 비가 조금씩 내린다.해바라기를 심지 않았는데, 작년에 씨앗이 떨어졌는지 여러 포기가 자랐다.자세히 들여다보면 너무너무 정교하게 아름답다.신이 아니면 저 꽃을 누가 빚으랴! 원추리가 핀 걸 보면 여름이다.기온이 좀 떨어져서 서늘한 느낌이 들어 보일러를 좀 올린다.벌써 칠월도 중순이구나.세월이 정말 빠르다. 소나기/김정희 빗방울 일렬로 서서 다다다 지나가는 한낮 장마는 지나갔다고 어머니빨래를 툭툭 털어 일렬로 너신다 소나기는 소나기 장마와는 아무상관없이 다녀가고 싶을 때 마음대로 쏘다닌다 무지개 본 지 얼마나되었나 하늘에다 장대를 곧추 세우시고 어머니, 한풀 삭은 더위 봉선화위에 가라앉은 마당 구석구석 쓸어내신다 바람은 등나무 이파리떨어뜨리고 잠시 장독대 옆 백일홍 보는 사이 한.. 2025. 7. 14. 기울다 어찌 세월만 기울까? 사람도 기울고, 인생도 기운다.기우뚱하면서 넘어지고, 벌떡 일어서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때가 되었다.분통이 터져 소리를 냅다 지르며 뛰쳐나가고 싶지만 비겁한 속내에 그만 주저앉고 만다.애통하다. 아깝고 안쓰럽고, 또 애처럽다.어찌하랴~!!!이렇게 기우는구나. 2025. 7. 12. 꽃과 고양이 고양이는 참으로 신비로운 동물이다.시인 이장희는 봄은 고양이로다에서'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라고 설파했다.잡히지 않는 어미는 새끼를 낳아 이리저리 데리고 다니며 집 구경을 시키는 중이다.잡히지 않는 고양이는 나의 고양이가 아니다.가뜩이나 도도한 것들!! 무더운 여름 오후, 열대꽃이 핀 화분 옆에 고양이 새끼들이 놀고 있다.호동그란 눈은 세상을 신기하게 바라보고,나는 그런 고양이의 눈을 신비하다고 생각한다.살아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2025. 7. 10. 나무의 위쪽이 어디인가? 오래전에 읽은 책에서 어떤 섬의 부족은 나이가 들면 죽이는 풍습이 있었다.식량이 부족하고, 늙은 사람은 노동에 도움이 되지 않아서이다.부족이 생성되면서 생긴 풍습이라누구도 의의를 제기하지 않고 따르고 있었다.그러던 어느 날,어떤 효자의 아버지가 죽어야 할 날짜가 다가왔다.효자는 도저히 아버지를 죽일 수가 없어서 집안 깊숙히 숨겼다.시간이 흐르고, 부족원의 집을 새로 지어야 할 때가 되었다.나무를 켜서 반듯하게 고르게 다듬은 후,기둥을 세우려고 보니 어느 쪽이 뿌리 쪽인지, 줄기 쪽인지 알 수가 없다.기둥 뿌리 쪽을 위로 가게 세우면 집이 무너진다.부족원들이 아무리 봐도 아래 위쪽이 구분이 가지 않아기둥을 세우지 못하고 며칠이 지났다.효자는 아버지에게 물었다.집을 지으려는데 나무를 세울 수가 없어요. 어느.. 2025. 7. 4. 유월 마지막 날에, 둥근 섬(김종호 詩) 구름이 흘러가고 다시 파란 하늘이.유월의 마지막 날, 세월이 이렇게 빨리 흘러 벌써 올해도 반이 가버렸네.;긍정적인 사람은 아직 6개월이나 더 남아서 기쁘다고 할 것이다.비관적인 사람은 이제 6개월 밖에 안 남아서 슬프다고 할 것이고.나처럼 변덕이 심한 사람은 기뻤다가 슬펐다가 할 것이다. 2주 전에 친한 시인의 부인이 돌아가셨다는 부고를 받고 황망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우리 동년배인데 부인과도 잘 지내고, 가끔 왕래도 하는 그런 분이다.부인이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하고, 열이 내리지 않아 병원에 갔더니 심상찮다고 입원하고,다음 날 새벽 급성패혈증으로 돌아가셨다.사람 사는 일이 꿈 같아서 일장춘몽이라 했던가?너무 안타까워서 ...전원주택에 사시는데 밭에 온갖 푸성귀는 다 심어두고, 아침에 밭일도 하셨.. 2025. 6. 30. 종강 강릉의 안목은 유럽의 미항 못지 않은 항구다.등대와 선착장의 보트들이 아름답다.남편이 낚시도 할겸 강릉에 가서 사진을 보내주었다.기말시험 치고 성적을 내느라 나는 못 갔다.이번 학기부터 유학생과 한국학생의 성적을 따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재작년부터 건의를 했는데 이제 시행한다.한국학생과 유학생이 함께 공부를 하면 아무래도 유학생들은 성적이 부진하다.따로 하니 유학생들에겐 좋은 일이다.유학생을 많이 받아야 재정이 유지되는 지방의 대학교는 어쩔 수 없다. 남편은 고기를 한 마리도 못 잡았다고 진짜 이상하다고.내 생각에 남편이 아마추어라 챔질이 서투른 것 아니냐고..ㅎㅎ나랑 함께 낚시하면 내가 더 잘 잡으니..아무래도 낚시에 소질이 있는 건 나일 가능성이 높다. 일요일부터 날씨가 좋구나.이렇게 청명한 하늘이 .. 2025. 6. 23. 장미 넝쿨은 아름답다 오늘이 종강이다.저번 주가 마지막 주인데, 화요일에 쉬는 날이 있어 오늘 보강을 했다.그동안 중국에서 온 학생 세명과 베트남에서 1년 전에 온 학생들의 균형이 맞지 않아서계속 수업시간에 고충이 많았다. 중국에서 3월 입학때 왔으니 한국어를 전혀 알지 못했다.내 수업은 쓰기가 집중되는 수업이다. 말하기 수업은 다른 교수님이 하는데 학생이 겹친다.중국에서 온 학생 중 둘은 그래도 곧잘 따라오는데, 한 명은 진짜 힘들다.그래도 글자는 잘 쓴다. 단어를 모르니 이해가 어렵지, 당연히.단어를 찾고 익혀야 하는데, 요즘 학생들은 번역기부터 찾는다.그래서 우리가 휴대폰에 전화번호를 저장하고 기억하지 못하듯이 늘 새로운 단어를 보는 것처럼 생소하다.다음 주에 기말고사를 치르고 나면 방학이다.한 학기동안 뭐라도 배워서.. 2025. 6. 10. 작약꽃 만발한 들을 발견하다 아침에 학교 가려고 걷다가 무심코 개울 건너 산자락을 보았더니 들 가득히 꽃이 가득하더라.무슨 꽃일까? 작년에도 얼핏 보았다가 시기를 놓쳐서 오늘은 꼭 알아봐야겠다, 다짐.수업 끝나고 남편이랑 저녁 먹고 들어가기로 하고는 개울 건너로 가 보자 하고는 왔더니...글쎄작약이 한가득이구나. 정말 놀랐다.천 평은 되겠더라. 아마도 약용으로 재배하는 것 같은데..늘 한약방 옆에 작약만 보다가 색깔이 화려하게 가득한 작약을 보니 감탄의 소리가 절로 나왔다.마가렛도 가득히 피었는데 사진을 못 찍었네.밭 주인은 누군지 모르나 너무 아름다워서 정말 감사하네요. 소리가 절로 나온.이제 꽃 보고도 무덤덤한 나이가 되지 않았니?그래도 꽃은 언제나 아름답군요.작약작약 이름도 너무 이쁜.여름이 왔네요. 2025. 5. 27. 결혼식 큰댁 둘째 딸 결혼식이 어제 토요일에 일산성당에서 있었다.우리 부부 화장, 머리, 내 한복까지 다 예약을 해서 새벽 4시에 출발했다.금요일엔 남편도 일을 하고, 나도 수업이 있었고, 큰댁에 가면 잠을 잘 자지 못하기 때문에 새벽에 출발하기로 했었다.전날 미친듯이 비가 퍼부어서 걱정을 엄청나게 했는데, 다행히 비가 딱 그쳤다.오히려 햇빛이 쨍쨍해서 좀 더웠다. 신부화장 하는 샵에 갔더니 세상에 이렇게나 결혼을 많이 하는데 왜 요새 결혼이 다들 늦다고 하는지 모를 정도였다.신부들이 다 예쁘다. 우리 둘째가 날씬하고 이쁘다.성당에서 결혼하는 것은 우리 부부가 광화문 성 프란치스코성당에서 한 후, 집안에서도 처음이다.성당에서 하는 결혼식은 시간도 길고, 예식이 좀 다르다.모처럼 화장을 하고 한복을 입으니 다들 .. 2025. 5. 18. 이전 1 2 3 4 ··· 24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