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sunflower
  • sunflower

중얼중얼542

소설에 대해 고민하다 가을이 깊었다.11월의 첫날인데, 날씨가 흐려서 가라앉았다.내가 쓰는 소설은 남편의 말에 의하면 착한 소설이다.그래서 무슨 상을 받는다던지, 이슈가 되는 일이 없을 거라는 거다.나도 인정을 하는데, 불편한 진실은 외면하고, 끝까지 파고드는 집념이 부족한 게다.나 자신을 까발리는 것도 익숙하지 않다.나의 깊숙한 곳에 있는 치부를 절대로 드러내지 못하는 거다.소설을 쓰는 사람은 그런 치부를 드러내어 디테일하게 허구로 엮어서 그려내야 하는데,그게 되는 사람은 성공하는 거고, 안 되는 나 같은 사람은 변방에 맴돌 수 밖에 없으리라.하지만 어쩌랴. 그게 나의 기본인 것을.약간은 비겁하고, 한 발을 걸쳐놓고, 언제든 도망칠 준비를 하고,그러다 겁을 먹고 외면하는 ..요즘,나를 칠책하고 있는 중이다. 2024. 11. 1.
나도 그러면 어떡하지? 어제 비가 오더니 국화가 많이 피었다.냥이들은 잘 지내고 있다. 너무 귀여운데 펄쩍 뛰어서 매달리는 바람에 다리에 온통 긁힌 상처다. 텔레비전 셋업박스 위가 따스해서인지 늘 자리다툼을 하면서 잔다. 어제 집에 오는 버스 안에서 많이 서글펐다.노신사가 한 분 타더니 계속 말씀을 하길래 아는 분이 많다고 생각했다.가만히 보니 혼자서 끊임없이 이야길 하신다.맨 뒷자리 앉아 있는 내 옆에 앉더니 물어보지도 않았는데자기는 멀리까지 가야하니까 뒤로 왔다고 한다.중학생이 타서 서 있으니까 손짓을 하면서 자리에 앉으라고 얼마나 수고가 많냐고,지금 시험기간인가 보다하더니 영어를 갑자기 한다. 컴 히어 이러더니 싯 다운 이런다.다른 학생이 자리에 앉으니 그 학생에게 영어로 뭐라고 한다.갑자기 서글픔이 밀려오면서 혹시 치매.. 2024. 10. 15.
수세미 수확하다 옥상 위에 있던 큰 놈 셋을 땄다.시커멓게 변하고, 껍질이 부석해지면 따도 된다.덜 말랐을 때 따면 수세미와 껍질이 분리되지 않아서 쓰지 못한다.아직 줄기가 마르지 않은 것들이 많아서 제대로 잘 마를 지 걱정이다.씨앗을 받긴 받았는데, 이상하게 다음 해에 심으면 올라오질 않더라.뭘 잘 못하는 게 틀림없다. 수세미 껍질을 벗기고 나면 톱으로 잘라야 한다. 단단해서 가위로도 해결이 안 된다.일단 한 개에서 만든 수세미가 이 정도다. 당분간은 수세미 걱정은 없다. 써 보았는데 단단하고 거칠다.남편은 좋다고 하네.수세미 꽃에서부터 과정은 처음 찍었다.위대한 수세미다. ㅎㅎ 2024. 10. 9.
고양이 자매와 구절초 고양이 자매는 언니가 월등하게 크다.원래 막내를 버렸는데, 애가 시원찮아서 걱정했더니 다행히 우유도 잘 먹는다.체격 차이가 많이 난다.언니는 고양이 모습이 완연하게 나서 이쁜데, 막내는 피골이 상접이다. ㅎㅎ그래도 어쨌든 살아 있는 짐승이 있으니 남편과 나의 대화의 주종이 고양이다.가을이고, 바람이 서늘하여 곧 겨울이 오려나보다.시월엔 휴일이 있어 보강 주에 매일 나가야 한다.독감과 장염이 유행이라니 조심하세요~!! 2024. 10. 7.
이젠 좀 지켜봤으면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서 학교 가면서 도톰한 바바리를 입었다.하늘은 진짜 파랗게 높다.요즘 미세먼지가 좀 덜한지, 눈 수술을 해서 그런지 뿌연 시야가 없어졌다.너무 좋아서 자꾸 맨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그러다 빨리 선글라스를 쓴다. 수술 후에는 안경을 써야 한다. 고양이들이 남편 침대에서 함께 자는 바람에 남편이 잠을 통 못 잔다.어젯밤에는 특단의 조치로 남편 방 문을 닫고, 냥이들은 둥그렇게 생긴 구멍이 난 폭신한집에다 밀어넣었더니 의외로 잘 잔다. 다이소에서 샀는데, 하나 더 살려고 갔더니 없더라.다이소는 다 있을 때에 사야한다. 다음에 가면 다 없다. ㅎㅎ 유학생들은 기본적인 한국어가 안 되는 친구들이 많은데,수업 진행에 어려움이 많다. 한국학생들과 함께 있으니 더더욱 그러하다.저번 주부터 수업 방.. 2024. 10. 4.
가을날 추석 연휴가 있어서인지 9월이 훅하고 지나갔다.벌써 9월 말이니 이렇게 세월이 빠르구나.날씨가 더워서 무진장 힘들었는데, 이젠 서늘하다.햇살은 바래지고, 바람이 상큼하니 선선한 가을이 왔다.좋은 계절이다. 2024. 9. 27.
고양이 이모저모 어미가 들어와서 어슬렁거리다가 고양이들과 소리로 뭔 대화를 주고 받더니 한 마리를 물고 나갔다.공평하게 나 두 마리, 지 한 마리를 케어하기로 ㅎㅎ아침에 공방에서 울길래 나가봤더니 애를 바닥에 떨어뜨려놓고는하악질을 한다. 다가오지 말라는 뜻이겠지.모른척하고  들어와서 두 마리 우유를 먹였다.남편은 출근해서 계속 전화다. 고양이 우유 먹었어요.고양이 지금 자요.고양이 지금 놀아요.그러더니 이유식 사 온다고 .. 가을이 갑자기 들이닥쳤다.어제 학교 가는 길에 바람이 소슬하니 서늘하다.하늘이 좋더라. 2024. 9. 24.
새끼고양이 밤새 내 방 앞 지붕에서 고양이 우는 소리가 난다.한밤중에 일어나 나갔더니 액자 쌓아둔 곳에서 나는 소리다.남편을 깨워 액자를 하나하나 다 치웠다.모서리 좁은 곳에 새끼고양이 한 마리가 웅크리고 울고 있다.그동안 새끼를 낳아도 건사를 못하고 몇 번 사산을 한 꼬맹이가이번엔 드디어 출산에 성공한 모양이다.늘 숨어 있으니 보살펴 줄 수도 없었다. 만지지도 못하게 도망가 버리니 보살펴 줄 엄두를 낼 수 없었다.3마리를 낳은 모양인데 젖을 물리다 새끼가 아래로 떨어진게다.둘만 데리고 가고, 이 놈은 하는 수없이 놔 둔 모양이다.남편이 얼른 데리고 들어와 사진을 찍더니 귀여워 어루만진다.3주 정도 되었으니 아직 아기다.내가 고양이는 만지면 어미가 버린다고 그만하라고 하는데도 귀엽다고 난리다. 뒤켠에 어미가 다니는.. 2024. 9. 18.
오매 단풍 들것다 아침에 학교 가는 길에 가을을 보았다.벼와 기장이 어느새 탐스럽게 익어가기 시작했더라.허긴 추석이 낼 모렌데..문득 생각나는 영랑의 시 "오매 단풍들것네" 「오-매 단풍들것네」장광에 골불은 감닙 날러오아누이는 놀란듯이 치어다보며「오-매 단풍들것네」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니리바람이 자지어서 걱졍이리누이의 마음아 나를보아라「오-매 단풍들것네」 얼마나 이쁜 시냐.바람이 불어 걱정이고, 감잎이 장독대에 떨어져 곧 단풍이 들 것이니 추석이 가깝다.누이가 두손 모아 기다리는 추석이 다음 주다.명절 참 빨리 온다. 2024. 9.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