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내 방 앞 지붕에서 고양이 우는 소리가 난다.
한밤중에 일어나 나갔더니 액자 쌓아둔 곳에서 나는 소리다.
남편을 깨워 액자를 하나하나 다 치웠다.
모서리 좁은 곳에 새끼고양이 한 마리가 웅크리고 울고 있다.
그동안 새끼를 낳아도 건사를 못하고 몇 번 사산을 한 꼬맹이가
이번엔 드디어 출산에 성공한 모양이다.
늘 숨어 있으니 보살펴 줄 수도 없었다.
만지지도 못하게 도망가 버리니 보살펴 줄 엄두를 낼 수 없었다.
3마리를 낳은 모양인데 젖을 물리다 새끼가 아래로 떨어진게다.
둘만 데리고 가고, 이 놈은 하는 수없이 놔 둔 모양이다.
남편이 얼른 데리고 들어와 사진을 찍더니 귀여워 어루만진다.
3주 정도 되었으니 아직 아기다.
내가 고양이는 만지면 어미가 버린다고 그만하라고 하는데도 귀엽다고 난리다.
뒤켠에 어미가 다니는 곳에 상자에 넣어서 놔 뒀더니 그날 저녁에 없어졌다.
다행이다 싶었는데 다음 날 아침에 도로 갖다놨다.
그리고는 데면데면이다. 본 척도 하지 않고, 새끼가 쫒아가니 오히려 도망간다.
지 새끼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다. 나머지 2 마리는 부지런히 물고 왔다갔다 한다.
하는 수없이 추석에 서울에 데리고 올라갔다.
애들은 난리가 났다. 특히 막내는 잠을 자다가 뛰쳐나와 고양이를 바라보고 잔다. ㅎㅎ
생활이 안 된다. 큰댁은 지금까지 한 번도 강아지도, 고양이도 키워보질 않아서 힘들다.
내려오는 동안 케이지 안에서 잠을 많이 잤다.
어쩔거냐. 다시 동물을 키우지 않기로 했었는데..
벌써 남편은 고양이 키우는 물품을 대량으로 구매했다.
이럴 줄 알았다니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