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비가 오더니 국화가 많이 피었다.
냥이들은 잘 지내고 있다.
너무 귀여운데 펄쩍 뛰어서 매달리는 바람에 다리에 온통 긁힌 상처다.
텔레비전 셋업박스 위가 따스해서인지 늘 자리다툼을 하면서 잔다.
어제 집에 오는 버스 안에서 많이 서글펐다.
노신사가 한 분 타더니 계속 말씀을 하길래 아는 분이 많다고 생각했다.
가만히 보니 혼자서 끊임없이 이야길 하신다.
맨 뒷자리 앉아 있는 내 옆에 앉더니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자기는 멀리까지 가야하니까 뒤로 왔다고 한다.
중학생이 타서 서 있으니까 손짓을 하면서 자리에 앉으라고 얼마나 수고가 많냐고,
지금 시험기간인가 보다하더니 영어를 갑자기 한다. 컴 히어 이러더니 싯 다운 이런다.
다른 학생이 자리에 앉으니 그 학생에게 영어로 뭐라고 한다.
갑자기 서글픔이 밀려오면서 혹시 치매인가? 했다.
내가 계속 휴대폰을 보면서 모르는 척 했더니 혼자서 계속 중얼거리신다.
버스 안엔 노인들이 많았는데, 다들 제각기의 생각에 잠겨 있고,
나는 창피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면서 마음이 불편했다.
버스에서 내리는 그 분을 보면서 비가 오는 시골길을 우산이 없이 걸어가는
그 모습을 보면서 울컥했다.
아마도 외로우신게지. 대화할 상대가 필요하신게지. 그랬다.
그러다 불현듯 겁이 났다.
나도 그러면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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