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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얼중얼

나도 그러면 어떡하지?

by 키미~ 2024. 10. 15.

 

 

 

어제 비가 오더니 국화가 많이 피었다.

냥이들은 잘 지내고 있다.

너무 귀여운데 펄쩍 뛰어서 매달리는 바람에 다리에 온통 긁힌 상처다. 

텔레비전 셋업박스 위가 따스해서인지 늘 자리다툼을 하면서 잔다.

 

어제 집에 오는 버스 안에서 많이 서글펐다.

노신사가 한 분 타더니 계속 말씀을 하길래 아는 분이 많다고 생각했다.

가만히 보니 혼자서 끊임없이 이야길 하신다.

맨 뒷자리 앉아 있는 내 옆에 앉더니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자기는 멀리까지 가야하니까 뒤로 왔다고 한다.

중학생이 타서 서 있으니까 손짓을 하면서 자리에 앉으라고 얼마나 수고가 많냐고,

지금 시험기간인가 보다하더니 영어를 갑자기 한다. 컴 히어 이러더니 싯 다운 이런다.

다른 학생이 자리에 앉으니 그 학생에게 영어로 뭐라고 한다.

갑자기 서글픔이 밀려오면서 혹시 치매인가? 했다.

내가 계속 휴대폰을 보면서 모르는 척 했더니 혼자서 계속 중얼거리신다.

버스 안엔 노인들이 많았는데, 다들 제각기의 생각에 잠겨 있고,

나는 창피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면서 마음이 불편했다.

버스에서 내리는 그 분을 보면서 비가 오는 시골길을 우산이 없이 걸어가는

그 모습을 보면서 울컥했다.

아마도 외로우신게지. 대화할 상대가 필요하신게지. 그랬다.

그러다 불현듯 겁이 났다.

나도 그러면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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