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었다.
11월의 첫날인데, 날씨가 흐려서 가라앉았다.
내가 쓰는 소설은 남편의 말에 의하면 착한 소설이다.
그래서 무슨 상을 받는다던지, 이슈가 되는 일이 없을 거라는 거다.
나도 인정을 하는데, 불편한 진실은 외면하고, 끝까지 파고드는 집념이 부족한 게다.
나 자신을 까발리는 것도 익숙하지 않다.
나의 깊숙한 곳에 있는 치부를 절대로 드러내지 못하는 거다.
소설을 쓰는 사람은 그런 치부를 드러내어 디테일하게 허구로 엮어서 그려내야 하는데,
그게 되는 사람은 성공하는 거고, 안 되는 나 같은 사람은 변방에 맴돌 수 밖에 없으리라.
하지만 어쩌랴. 그게 나의 기본인 것을.
약간은 비겁하고, 한 발을 걸쳐놓고, 언제든 도망칠 준비를 하고,
그러다 겁을 먹고 외면하는 ..
요즘,
나를 칠책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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