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한강, 아시아 첫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심사위원장 보이드 통킨
“작품의 탁월함과 놀라운 번역 결합”
‘한국 문학작품 세계화 큰 진전’ 평가
번역가 양성 등 숙제도 함께 떠안아
신경숙 표절 등 침체맞은 한국 문학
한강 수상으로 독자 되찾을지 관심
노벨문학상, 공쿠르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한국 소설이 수상한 것은 한국 문학 세계화에서 커다란 진전으로 꼽힌다. 이 소설의 영역 출간을 지원한 대산문화재단의 곽효환 상무(시인)는 17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1992년 설립된 대산문화재단과 2001년 설립된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 노력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증거”라며 “젊고 유능한 번역 인력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앞으로 더 많은 성과를 기대하게 한다”고 말했다.
김성곤 한국문학번역원장도 “노벨상으로 상징되는 문학 세계화에 큰 진전을 거둔 쾌거”라고 평가했다. 김 원장은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이 원작자와 번역자를 함께 시상한다는 점에서 특히 번역자 데버러 스미스의 좋은 번역을 높이 평가한다”며 “일본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노벨상 수상 배후에 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라는 유능한 번역자가 있었다면 한국 문학에는 드디어 데버러 스미스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심사위원장 보이드 통킨이 “비범한 균형과 재치를 지닌 이 작품의 탁월함은 작가와 함께 데버러 스미스의 놀라운 번역에 의해 동시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말한 점 역시 번역의 중요성을 알게 한다.
곽효환 상무는 그러나 “이번 수상은 새롭게 나타난 긍정적인 신호일 뿐 한국 문학의 세계화 차원에서 전면적 변화를 뜻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번역가를 좀더 체계적으로 양성해야 하고 한국 작가와 세계 작가들 사이의 만남과 교류의 틀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2007년 처음 출간된 <채식주의자>는 맨부커상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4만부 남짓 팔렸고 수상이 결정된 17일에만 교보문고와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각각 4천부 안팎이 팔렸으며 예스24에서도 전날 대비 38배 판매가 늘었다.
한강의 맨부커상 수상은 지난해 신경숙 표절 사건으로 충격과 침체에 빠진 한국 문학이 독자의 신뢰와 사랑을 되찾아올 계기로도 주목된다. 지난 1월 미국의 주간지 <뉴요커>는 ‘정부의 강한 지원으로 한국이 노벨문학상을 받을 수 있을까?’라는 기획기사에서 정작 문학 독서에는 관심이 없으면서 노벨상 같은 대외적인 성과에만 목매는 한국 풍토를 꼬집은 바 있다. 한강의 수상 소식이 전해진 17일 오전 시인 안도현은 “참으로 대단한 경사가 아닐 수 없다”며 “이참에 책 읽는 한국인이 늘었다는 뉴스도 듣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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