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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맨부커 후보로 (펌)

by 키미~ 2018. 3. 13.

작가 한강, '흰'으로 또 맨부커 후보 올라(종합)


2년 전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 후 두 번째 지명..12명 후보와 경쟁
작가 한강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소설가 한강(48)이 '흰'으로 세계적인 권위의 문학상인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후보에 또다시 이름을 올렸다. 2년 전 '채식주의자'로 이 상의 주인공이 된 데 이어 두 번째로 후보 지명이 됐다.

맨부커상 운영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한강의 '흰'(영문명 'The White Book')을 포함한 13명의 1차 후보(longlist)를 발표했다. 2년 전 '채식주의자'(영문명 'The Vegetarian')로 한강과 함께 상을 받은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31)가 이번에도 '흰'을 번역해 다시 함께 후보에 올랐다.

'흰'은 운영위원회가 심사한 전체 108편의 작품 가운데 1차 후보로 선정됐다.

소설과 시의 경계에 있는 작품 '흰'은 한국에서 2016년 5월 출간됐고, 영국에서는 출판사 '포토벨로 북스'에 의해 지난해 11월 출간됐다.

이 작품은 강보, 배내옷, 소금, 눈, 달, 쌀, 파도 등 세상의 흰 것들에 대해 쓴 65편의 짧은 글이 묶여있다.

특히 이 작품은 세상에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숨을 거둔, 작가의 친언니였던 아기의 이야기에서 출발해 삶과 죽음에 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다.

작가는 "(세상에 잠시 머물다 떠난) 그 사람에게 삶의 어느 부분을 주고 싶다면 그건 아마 흰 것들이라고, 더럽히려야 더럽힐 수 없는 투명함이나 생명, 빛, 밝은 눈부심 같은 것들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 작품은 지난해 영국에서 출간된 뒤 현지 언론과 출판계, 독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영국의 유력 매체인 가디언은 이날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후보 발표를 전하는 기사를 "한강이 다시 수상 후보에 올랐다"는 제목으로 썼다. 기사 본문의 첫머리도 "이전 수상자인 한강과 헝가리 작가 라슬로 크라스나호르카이가 올해 다시 후보에 올라 경쟁한다"며 후보작 중에서도 한강의 '흰'을 가장 비중있게 다뤘다. 한강은 2016년, 라슬로 크라스나호르카이는 2015년 수상자다.

가디언은 앞서 '흰'이 출간된 직후에도 소설가 데버러 레비의 리뷰로 이 작품을 자세히 소개했다. 레비는 "'채식주의자' 작가가 삶과 죽음에 관한 자전적 성찰을 힘있게 썼다", "'흰'은 신비로운 텍스트이고, 어떤 면에서는 세속적인 기도의 책이다. 나는 이 작품의 의도와 형식, 목적에 경탄한다"며 높이 평가했다.

또 출간 뒤 한 달도 되지 않은 작년 11월 말 가디언이 유명 작가들에게서 추천받아 '2017 올해의 책'을 소개하는 특집에서 영국의 촉망받은 작가 존 맥그리거가 '흰'을 꼽았다.

그는 "나는 이제 막 한강의 '흰'을 읽기 시작했지만, 이미 이 책이 나의 '올해의 책'이 될 거라고 말할 수 있다. 섬세하고 사색적이고 간결하고 농밀하고 강력하다. 내가 천천히 읽기를 좋아하는 종류의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이번에 맨부커 인텨내셔널상 후보에 오른 다른 작품들로는 프랑스 작가 로랑 비네의 '언어의 7번째 기능'(국내 번역 출간)과 오스트리아 작가 크리스토프 란스마이어의 '더 플라잉 마운틴(The Flying Mountain), 이라크 작가 아흐메드 사다위의 '프랑켄슈타인 인 바그다드(Frankenstein in Baghdad)' 등이 있다.

맨부커 운영위원회는 다음 달 12일 최종 후보(shortlist) 6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종 수상자는 오는 5월 22일 열리는 공식 만찬 자리에서 발표된다. 수상자와 번역가에게는 5만 파운드가 수여된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으로 불리며 영미권에서는 노벨문학상에 못지 않는 권위를 지니고 있다.

1969년 영국의 부커사가 제정해 영어로 쓴 소설 중 수상작을 선정하다가 다양한 문화권의 작품을 아우르지 못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05년부터 인터내셔널 부문을 신설했다. 격년제로 비(非)영연방 지역 작가의 작품을 대상으로 작가와 번역가에게 공동으로 상을 주기 시작해 2016년부터 인터내셔널 부문을 매년 시상하는 것으로 개편됐다.

mina@yna.co.kr


무릇 작가라 함은 이 정도의 강단은 있어야 할 것이다.

세계와 마주 서서 감당할 심장을 가지고 치열하게 나아가는 그녀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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