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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별세

by 키미~ 2022. 2. 26.

 

 

이어령(88)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가 26일 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고인은 문학평론가, 언론인, 교수 등으로 활동하며 한국 대표 석학이자 우리 시대 최고 지성으로 불렸다. 대한민국예술원 회원(문학평론)으로 활동했다.

1934년 충남 아산 출생, 서울대 국문과 재학 중 1956년 비평가로 등단.

1956년 평론 ‘우상의 파괴’를 발표하면서 기성 문단을 향해 “무지몽매한 우상을 섬기기 위하여 그렇듯 고가(高價)한 우리 세대의 정신을 제물로 바치던 우울한 시대는 지났다”라고 통렬하게 비판해 신세대 문학의 기수가 됐다.

1963년 산문집 ‘흙 속에 저 바람 속에’를 통해 수난의 역사를 거쳐온 한국인의 심성이 지닌 장점을 새롭게 풀이해 역경 극복의 정신을 제시했다. ‘언어의 마술사’ 소리를 들을 정도로 수사학이 뛰어났던 그는 비평가로선 순수 문학의 입장에서 참여 문학을 비판했다.  

1968년 조선일보 등의 지면을 통해 김수영 시인과 불온시 논쟁을 펼치면서 그는 “불온성을 작품의 가치기준으로 삼고 있는 김수영씨 같은 시인에게는, 문학비평가의 월평보다는 기관원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작품명을 훔쳐보는 것이 더 유익할 것”이라며 “문학의 가치는 정치적 불온성 유무의 상대성 원리로 재판할 수 없는 다른 일면을 지니고 있다”고 공격했다.

김수영 50주기를 맞아 쓴 평론에선 화해를 모색.  “서로 누운 자리는 달랐어도 우리는 같은 꿈을 꾸고 있었을 것”이라며 “보수·진보, 참여·순수 어느 한쪽의 흑백 하나로 보면 어떤 시인도 도그마의 희생양이 된다. 김수영에게 있어서 시는 자유요, 그 자체”라고 풀이했다.

1982년 ‘축소지향의 일본인’을 펴내 일본 사회의 심층을 분석하면서 일본의 하이쿠와 분재, 쥘 부채 등에 공통적으로 나타난 ‘축소 지향’이 트랜지스터를 비롯한 소형 상품 생산의 성공 요인이라고 풀이

“일본이 축소 지향을 유지해 공업사회의 거인이 됐지만, 대륙 침략을 통한 확대 지향을 시도했던 것은 처참한 실패로 끝났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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