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sunflower
  • sunflower
중얼중얼

좋은 게 없더라

by 키미~ 2025. 5. 12.

 

목단이 활짝 피었다.

목단은 친정아버지가 생전에 심어주고 가신 꽃나무이다.

친정집이 주택에 살 때 마당에서 살다가 아파트로 이사가면서 우리집으로 왔다.

가죽나무는 죽었는데 목단은 살아남아 이렇게 장하게 꽃을 피우고 있다.

피는 날이 일주일을 넘기지 않아 안타깝다.

화려한 보라색 꽃잎에 꽃술도 탐스러운데 날씨가 변덕스러워 벌들이 없다.

꿀벌이 많아야하는데, 말벌도 있고, 태양광, 농약 등 여러 요소로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

 

처음에 이사와서 3년간 부지런히 산책을 다녔는데 왕복 12키로 정도였다.

그러니 3년 만에 족저근막염이 와서 1년을 고생했고, 요즘은 집에서 체조하고 있다.

그때 매표소 좀 지나면 산장이 하나 있었는데, 사장님은 여기 온 지 오래된 분이다.

부인이 중풍이 와서 벌써 10년 째 수발중이다.

땅도 많고, 서울에 아파트도 있어서 요즘은 병원 가까운 서울에 사신다고.

몇 년만에 버스에서 만났다.

연세가 벌써 80이 넘었다면서 44년생이라고 하신다.

그러고는 한 마디 하셨는데 그 말이 여태 목에 걸렸다.

"80이 넘으니 좋은 게 없어. 금송아지도 필요없어."

자녀들도 다 좋은 직업을 갖고 있고, 재산도 많으신데..

우리 마을에서 제일 부자라는 어떤 분 이야길 하신다.

지금 뇌졸증이 와서 요양병원에 계신다고.

돈이 많아도 아무 소용이 없다고.

 

'좋은 게 없다'는 그 말이 내내 걸린다.

 

'중얼중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결혼식  (6) 2025.05.18
모란이 피기까지는  (5) 2025.05.15
또 새끼를 낳다, 어떡하냐 너를?  (3) 2025.05.09
봄이 맞아요?  (6) 2025.04.27
부활절, 봄, 명자꽃  (0) 2025.04.2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