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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얼중얼

White Christmas

by 키미~ 2017. 12. 24.

 

 

 

 

 

아침엔 비가 내리더니

미사 드리는 도중에 창밖을 보니 함박눈이 쏟아지네.

함박눈이 내리는 크리스마스 이브

시골 집에 다니러 오신 지도교수님 모시고

송어횟집에서 소주 4병 남편이랑 함께 마시고

집으로 와서 또 노래 부르면서 소주 일병

올드 팝송 LP를 들으면서

과거를 토해내고,

현실의 막막함을 이야기하면서

눈이 다시 내리기 시작하는 동네를 걸었다.

눈은 내리고,

눈은 미친듯이 내리고.


치악산에서


이럴 때 불쑥 떠오르는 나의 시 눈 오는 저녁



눈 오는 저녁/김정희



남의 집 살이 삼십 년 하고

텃밭 딸린 작은 집 하나 장만한 눈 오는 저녁

한 뼘 어깨 위에 휘어진 세월 짊어지고

어머니, 백 년 된 강둑 따라 집으로 오신다

 

물이 뭐라더냐 산이 뭐라더냐

홀로 호령하며 옆구리에 소주 차고

왼쪽만 닳은 신발을 터덜거리며

눈 내리는 강둑에 오줌을 누신다

오줌은 강물로 흘러가고

얼어붙은 강둑에 안개는 피어올라

안개 속 어머니 눈 맞으며 우신다

 

노래를 부를까 춤을 춰 볼까

어머니 돌아오시는 강둑에 서서

엉거주춤 끌어 올려 반은 더 까발린

얼어붙은 엉덩이 감싸 안으며

서른에 과부 된 어머니 등에 업는다

백년 된 강둑도 함께 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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