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가끔 밥 먹으러 오는 길냥이 중
강호동을 닮은 호동이다.
눈을 뜨면 꼭 닮았다.
나이가 들어서 부르면 눈을 꿈쩍하고, 느릿하게 움직인다.
계속 속이 아파서 병원에 갔다가
어제 내시경과 복부 C.T를 찍었다.
오후에 수업이 있어 결과를 못 듣고선생님이 판독을 해봐야 알겠지만우측 대장에 문제가 있어보인다고 한다.
수업을 하면서도 혹시 암인가 싶었다.
집에 와서 남편에게는 이야길 하지 않고, 여동생에게 이야길 했더니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엄마도 없는데, 언니까지 가면 자기는 못산다고 엉엉 운다.
내가 태연하게 암이면 수술하고, 수술해서 안되면 가면 되지 뭐 그러냐고 했더니자기는 그게 아니란다.
앞이 캄캄하다고 난리다.
그렇지 가는 사람이야 뭐 알려고..
남은 사람이 문제지.
오늘 결과를 보러 갔다가 게실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게실이라는게 뭐냐면 곁주머니 같은 거란다.
위나, 대장, 방광 같은 것에 곁으로 달린 작은 공간인데 염증이 생길 수도 있으니 자극적인 음식을 조심하라고 하네.
참말 희한한 이름이고, 병명이다.
여동생과 남편은 좋아하고,
나는 잠깐 동안 죽음에 대해 생각을 해 봤는데 그게 그렇게 미친 듯이 괴롭지는 않았다.
남편에게 알려줘야 할 것들을 정리할 시간은 있겠지...했다.
친정엄마처럼 대범하게 우아하게 잘 맞이할 수 있어야 할 텐데..
병원에 가서 보니 연세 드신 분들이 참말 많으시더라..
그 속에 나도 한 발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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