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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얼중얼

빨강머리 앤의 추억

by 키미~ 2021. 1. 8.

저작권 문제로 동영상은 삭제했습니다.

 

 

오래 전 대학 다닐 때, 집에 돌아오면 엄마가 그때 텔레비전을 켜 놓고

꼭 이 만화를 보고 계셨다. 날마다 하던 빨강머리 앤. 그 전에는 플란다즈의 개,

나는 엄마가 보던 옆에서 가끔 들여다보고, 책보다 너무 느려..이랬다.

엄마는 만화를 보다가 가끔 우셨는데,

내가 오늘 갑자기 앤이 생각나서 보고 있는데 매슈 아저씨가 죽는 장면에서 울었다.

 

날씨가 추워도 너무 추우니까, 거실 책상에 앉아 창밖을 보면

바람이 지나가면서 지붕의 눈을 다시 다 마당으로 쏟아놓는다.

이럴 때면 예전에 살던 마당 있던 집의 반질반질하던 마루,

방 안 텔레비전 앞에 앉아 계시던 엄마, 저녁이면 아버지가 퇴근하시고,

다 둘러앉아 먹던 앉은뱅이 커다란 상, 그 위에 놓인 뜨거운 시락국 이런 것들이 떠오른다.

우리 형제들은 다 어렸고, 어느 날은 아버지가 녹음기를 몰래 켜 놓으셨는데

그날 따라 어찌나 시끄럽게 떠들어댔는지...나중에 들어보고 내 목소리의 걸죽함에 깜짝 놀랐었다.

 

나이가 들어 생각해보면 우리 젊은 시절엔 참 좋았다.

자유로웠고, 활기찼다. 지금처럼 인터넷은 없었지만 다 만나야 해결이 되니 어디서나 시끌벅쩍했지.

코로나로 이렇게 갇혀 있다니..상상도 못한 일이다.

가족을 만나는 걸 조심해야 하는 시절이 되었다. 

참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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