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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詩 - 소찬(素饌) (박목월)

by 키미~ 2008. 4. 1.

소찬(素饌) 

 

                                 박목월

오늘 나의 밥상에는

냉이국 한 그릇

풋나물무침에

신태(新苔)

미나리김치

투박한 보시기에 끓는 장찌개

 

실보다 가는 목숨이 타고난 복록(福祿)을

가난한 자의 성찬(盛饌)을

묵도(默禱)를 드리고

젓가락을 잡으니

혀에 그득한

자연의 쓰고도 향깃한 것이여

경건한 봄의 말씀의 맛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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