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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사월에 걸려온 전화

by 키미~ 2008. 4. 17.


      
      사월에 걸려온 전화  ...정일근
      사춘기 시절 등교길에서 만나 서로 얼굴 붉히던 고 계집애
      예년에 비해 일찍 벚꽃이 피었다고 전화를 했습니다
      일찍 핀 벚꽃처럼 저도 일찍 혼자가 되어
      우리가 좋아했던 나이쯤 되는 아들아이와 살고 있는,
      아내 앞에서도 내 팔짱을 끼며, 
      우리는 친구지 사랑은 없고 우정만 남은 친구지, 
      깔깔 웃던 여자 친구가 꽃이 좋으니 
      한 번 다녀가라고 전화를 했습니다.
      한때의 화끈거리던 낯붉힘도 말갛게 지워지고
      첫사랑의 두근거리던 시간도 사라지고
      그녀나 나나 같은 세상을 살고 있다 생각했는데
      우리 생에 사월 꽃잔치 몇 번이나 남았을까 헤아려보다
      자꾸만 눈물이 났습니다
      그 눈물 감추려고 괜히 바쁘다며 꽃은 질 때가 아름다우니 
      그때 가겠다. 말했지만
      친구는 너 울지, 너 울지 하면서 놀리다 
      저도 울고 말았습니다.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susyy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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