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설 (小 雪)
김정희
한밤중 바람이 창을 두드릴 때 어쩐지 네가 올 것 같아서,
떠나지 않는 바람 등 떠밀어 보내고 달빛으로 내 방을 밝혀두었지.
그리움에 지친 날 몰래 엿보았더냐?
달빛이 지 몸을 아랫목에 뉘이고서야, 이리도 애닮은 네가 온 줄 알았더니.
내가 보낸 그 바람 뒤에 너는 숨어 다녀갔구나.
첫 겨울 시작한 이 엎드린 밤도 살며시 오는 너를 보지 못하고,
네가 떠난 새벽을 달빛 헹구며 마당을 홀로 서성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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