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비가 내리면 그 비를 흠뻑 맞으면서 학교에서 집으로 마냥 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요즘엔, 특히 오늘 같은 미심쩍은 비가 내리는 날엔 조심해야 하지만 말입니다. 단발머리 중학교 시절, 비가 내리는 어느 여름 날에, 학교에서 집까지 걸어오는데 그때만 해도 귀했던 승용차가 한 대 서더이다. 창문을 내리고 타라고 하는 뒷편을 보니 얼굴이 뽀얀 남학생입니다. 제법 사는 집인지 운전기사가 앞쪽에서 씩 웃으면서 쳐다보고 있고.. 마음이야 콩닥거리며 타고 싶었지만 쪼그마한 기집애라도 자존심은 하늘을 찌를때라..ㅎㅎ 고개를 외로 꼬며 거절했네요. 달려가는 자동차 뒤로 쏟아지는 빗줄기가 싱그러웠던 열 다섯 살, 어느 초여름 날, 오늘 아침 갑자기 생각납니다.
치악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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