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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로도 덥다

by 키미~ 2011. 9. 18.

백로도 덥다



                      김정희




백로 한 마리

시멘트 보堡 위를 긴 다리로 토박토박 걸어가다가

물살 센 터진 보堡 옆구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날개 끄트머리 살짝 팔랑이며 닿을 듯 폴짝 뛰어 넘는다

새라고 펄펄 나는 줄만 알았더니

힘을 줄이려 뛰기도 하는구나.

전들 꾀가 없을까나

뙤약볕에 날개 한 쪽 펴기도 싫은 게다

아스팔트에 눌어붙은 구름을 바라보며

추석도 지난 이름만 가을인 이 찌는 날엔

날지 못하는 펭귄 사는 얼음나라가 그리운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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