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도 덥다
김정희
백로 한 마리
시멘트 보堡 위를 긴 다리로 토박토박 걸어가다가
물살 센 터진 보堡 옆구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날개 끄트머리 살짝 팔랑이며 닿을 듯 폴짝 뛰어 넘는다
새라고 펄펄 나는 줄만 알았더니
힘을 줄이려 뛰기도 하는구나.
전들 꾀가 없을까나
뙤약볕에 날개 한 쪽 펴기도 싫은 게다
아스팔트에 눌어붙은 구름을 바라보며
추석도 지난 이름만 가을인 이 찌는 날엔
날지 못하는 펭귄 사는 얼음나라가 그리운 게다.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2011년 창비] 돼지들 외 3편/ 이지호 (0) | 2011.12.17 |
---|---|
노벨문학상 2011수상작,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0) | 2011.11.03 |
삼류들, 이재무 (0) | 2011.08.23 |
서역 길, 양승준 (0) | 2011.06.25 |
순례자의 꿈, 한석호 (0) | 2011.05.2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