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적으로 날개 손상된 나비를 수술해준 의상 디자이너
나비의 손상된 날개가 한 의상 디자이너의 도움을 받아 수선(?)된 이야기가 화제입니다.
동물전문매체 보어드판다와 미국 주간 뉴스위크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 주에 거주하는 의상 디자이너 로미 맥클로스키(Romy McCloskey) 씨는 지난해 10월 집 정원에서 우연히 애벌레 3마리를 보고, 이 애벌레들이 우화(번데기를 벗고 나비가 되는 과정)할 때까지 관찰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맥클로스키 씨는 아름다운 나비가 우화할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몇 달에 거쳐 애벌레에게 먹이를 주며 돌봤습니다.
그리고 이달 초 우화가 시작되면서 아름다운 모나크 나비(Monarch Butterfly)가 세상 밖으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우화한 나비 중 한 마리가 선천적으로 날개가 손상된 채 날지 못했는데요. 정확한 원인을 알 수는 없지만 맥클로스키 씨는 애벌레에서 번데기가 되는 과정에서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습니다. 모나크 나비는 태어난 시기에 따라 2주에서 5개월 정도 생존한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이대로라면 이 나비는 더 짧은 생을 날지도 못한 채 마감해야 할지도 몰랐습니다.
마음 아파하던 맥클로스키 씨에게 한 친구가 나비의 날개를 수술해주는 동영상을 찾아주었습니다. 맥클로스키 씨는 그 영상을 참고해 나비의 날개를 수술해주기로 했습니다. 의상 디자이너답게 그녀의 손은 매우 섬세했습니다. 며칠 전 죽은 나비의 날개를 떼어와 나비에게 새로 붙여주는 수술 과정에서 의상 디자이너로서의 기술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하네요. 맥클로스키 씨는 “평소 작은 바늘, 실, 구슬, 섬세한 천으로 작업하기 때문에 이 일이 매우 편안했다”며 “나비에게 새로운 날개를 달아주는 것은 마치 여성복을 만드는 것과 같았다”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맥클로스키 씨는 철사 옷걸이로 나비를 고정시키고 날개의 손상된 부분을 잘라냈습니다. 그녀에 따르면 나비의 날개에는 인간의 손톱이나 머리카락처럼 통증을 느낄 수 없어 마취제가 필요 없다고 합니다. 맥클로스키 씨는 끈기와 집중력, 그리고 안정적인 손놀림으로 나비의 손상된 날개에 새 날개를 신중하게 맞췄습니다. 이 모든 작업에는 단 10분이면 충분했습니다.
비록 수컷인 나비에게 암컷의 날개를 이식한 까닭에 무늬가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았지만 수술은 성공했습니다. 나비가 하늘로 날아오르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맥클로스키 씨는 “20여년 전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네가 나비를 볼 때마다 내가 너와 함께 있고, 너를 사랑한다는 것을 생각하라’고 말씀하셨다”며 나비를 도운 것은 개인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했습니다.
수술 다음 날, 나비는 날개를 펴고 날았습니다. 정원을 몇 번 돌다가 나무 위에서 잠시 쉬더니 이내 날아갔습니다. 이렇게 우화한 나비를 놓아줄 때마다 엄마와 함께 있다는 것을 느낀다는 맥클로스키 씨는 자신의 환자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건넸다고 하네요. “성공적인 수술 결과입니다. 작은 친구, 행운을 빌어요!”
한희숙 번역가 pullkkot@naver.com(mailto:pullkk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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