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옆에 있어 보기 싫었던 빈집을 허물고 난 터에
남편이 오래되어 못쓰는 탈곡기를 갖다 놓았다.
뒤켠의 원두막에서 밥을 먹는 고양이들이 다섯 마리 정도는 되는데
그 중에서 얘가 제일 이쁘다.
이 미냥이는 탈곡기를 좋아한다.
맑은 날에도 앉아서 뭔가를 생각하더니
오늘 같이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에도
동그마니 앉아 있다.
절대로 가까와지지 않는 고고함과
밥을 먹으면서도 눈치를 보지 않는 당당함과
새벽에 밥 주기를 기다리는 끈질김을 가진
고양이계의 졸리다.
어떻게 여자인 줄 아냐면?
얼마전에 새끼를 한 마리 낳았는데
아직 어린 나이에 새끼를 낳아서인지 방치해서 죽어버렸다.
죽은 새끼를 묻어주는데
유심히 보더라.
남편이 말했다.
"어리고 이뻐서 노리는 놈들이 많아서 걱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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