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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얼중얼

새벽 응급실

by 키미~ 2020. 1. 6.


오른 쪽 머리와 이마에 수포가 올라오고

열까지 나서 새벽에 결국 응급실로 갔다.

오늘 사실 초음파 예약이 되어 있었는데

2차 병원이라 안과, 피부과, 이비인후과가 없다.

응급실 닥터가 보더니 여기선 안되겠다고,

얼른 세브란스로 가란다.

새벽 4시에 세브란스 응급실에 갔다.

치매 할머니 두 분 정도,

자꾸 토한다는 할아버지 한 분,

온 몸에 피를 묻힌 장정 한 명,

그 속에서 어정쩡한 환자복을 입고,

링거를 꽂고, 해열제를 맞다가

한 일주일 입원했으면 싶었지만

이 정도로는 입원 하지 않아도 된다네.

나는 무지 아파서 악 소리가 나올 지경인데 말이다.

오른쪽 머리통의 표면이 울퉁불퉁이다.

수포가 난 이마와 눈 주변을 보더니

큰일 난다고 한다.

귀 속은 다행히 수포가 없어서 ..

그런데 다시 진료 예약을 하면서 무시무시한 말을 하신다.

이제 좀 있으면 온 얼굴에 수포가 올라오고

고통이 엄청 심할거라고.

그러면서 안면이 마비가 올지도 모르니 그때 다시 치료를 해야 한다고

이건 귀를 보신 닥터의 말.

눈은 다행히 괜찮다고 하네.

모든 것이 귀찮은데

잘 먹고, 푸욱~~~~~~~~~~쉬라는데..

그게 맘대로 안 됩니다.

이 대상포진이 그동안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면서

잠복을 했다니..

그걸 왜 또 굳이 목디스크로 MRI를 찍으라고 하셨는지..

머리가 아프고, 울퉁하다면 머리를 한번은 들여다보시는게 맞지 않아요?

쳐다보지도 않고, 목디스크로 치부하시다니..

삼일 동안 먹은 진통제는 효과가 전혀 없었고.

간 수치가 높아 더 센 약은 먹지도 못하고..


일전에 시어머니가 꿈 속에 나오셔서 나를 찾아오셨을 때

내가 "어머, 어머니 저 데리러 오셨어요?"

하며 반색을 하고, 

여동생이 며칠을 언니가 꿈에 나오니 조심하라고..

리무진 버스를 탔다가 이 버스가 아니라고 내려서 다행이라고 했다.

얼마동안

사실은 몸이 너무 안 좋아서

내가 죽으려나..했던 것도 사실이다.

새벽에 응급실을 나오면서

그래도 병명을 알아서 기뻤다.

아직은 더 살고 싶은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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