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sunflower
  • sunflower

가을엔 이런 시,행복 (유치환)

by 키미~ 2007. 9. 5.
행복
                         유 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Tears Of Spring / Piano Princess  (0) 2007.09.13
가을의 詩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 -  (0) 2007.09.09
가을엔 이 詩를..  (0) 2007.09.04
[스크랩] Chris Spheeris - Juliette  (0) 2007.08.31
애인 -김용택-  (0) 2007.06.1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