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sunflower
  • sunflower

두번째, 엄마의 눈물

by 키미~ 2009. 2. 14.

 

 

엄마의 눈물


                                            김 정희

 

 

 

엄마의 눈 속엔 바다가 있다.


엄마는 눈 속에 푸른 파도를 숨겨 놓고,

잠 안 오는 밤이면 몰래 꺼내서

창문을 열어 놓고 마시고 있다.


엄마의 눈 속엔 섬이 있다.


물결 뒤적이며,

낚아 올리는 은빛 갈치,

바람에 흰 머리 날리며,

열 길 바다 속마음을 한 눈에 알아채는

엄마의 아버지.

커다란 고무 물 옷 추켜올리며,

갯뻘을 다독여,

꼬막 캐던 엄마의 엄마.

새벽 바다로 힘차게 나아가면,

통통거리는 뱃전에 부서지는 차가운 햇살,

어깨 툭 치며 날아오르는

갈매기,

갈매기.


엄마가 잠 든 창가 의자엔

갈매기가 남긴 파도 한 모금.

무심하게 마셔보니

오랜 세월 가슴 속에 숨겨놓은

짜고도 쓴

엄마의

눈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