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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미

by 키미~ 2009. 2. 19.

수세미

 

 

                                 김 정희                                     


 

늦은 여름 아침 마당 어슬렁이다

 

추녀 끝에 늘어진 수세미를 따서

 

평상에 널어놓고 햇빛에 말리는데

 

거죽이 거무죽죽 문드러지면

 

거미줄 속에 것 설거지 모질다네.

 

 

칠십 년 묵은 거죽 쓸 데도 없어

 

간밤의 못다 한 꿈 설거지나 할까 하고

 

수세미 베고 하늘 마주 누웠더니

 

내 꿈 밭 쟁기질 하던 늙은 황소가

 

수세미 우적 씹으며 히죽 웃더라.

 

 

 

칠십 되신 친정 어머니 말씀이 늘, 이제 쓸 데도 없이 늙었다고 하셔서..

여름 내도록 늘어진 수세미 보다가 문득 써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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