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
김 정 희
울타리 양 쪽의 찔레와 장미
만나려고 얼마나 애를 쓰는지,
깐에는 힘껏 손을 뻗쳐도 조금 사이가 빈다.
바라보면 이어진 것 같아도
가까이 가면
한 뼘은
멀다.
모자라는 부분을 채우느라 봄이면 분주하고 눈바람 치면 감싸 안기도 하드만
다투어 피느라 서로를 밀어내고 가시를 곧추 세우며 눈을 흘긴다.
몸은 따로 있어도 꽃은 꽃일 뿐
손을 잡고, 몸을 안고 범벅 넝쿨이 져도
여름을 향해 치달아 열흘을 못 넘기니,
끝이 쓸쓸하여 서로가 외면하는,
소박과 공생하지 못하는 화려처럼
비어있는 저 간격만큼 언제나 조금 모자란다.
딱
한 뼘
모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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