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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

by 키미~ 2010. 6. 11.

사이


                김 정 희



울타리 양 쪽의 찔레와 장미

만나려고 얼마나 애를 쓰는지,

깐에는 힘껏 손을 뻗쳐도 조금 사이가 빈다.

바라보면 이어진 것 같아도

가까이 가면

한 뼘은

멀다.


모자라는 부분을 채우느라 봄이면 분주하고 눈바람 치면 감싸 안기도 하드만

다투어 피느라 서로를 밀어내고 가시를 곧추 세우며 눈을 흘긴다.

 

몸은 따로 있어도 꽃은 꽃일 뿐

손을 잡고, 몸을 안고 범벅 넝쿨이 져도

여름을 향해 치달아 열흘을 못 넘기니,

 

끝이 쓸쓸하여 서로가 외면하는,

소박과 공생하지 못하는 화려처럼

비어있는 저 간격만큼 언제나 조금 모자란다.

한 뼘

모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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