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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봄

by 키미~ 2011. 3. 15.

 

 

 

 

남겨진 봄

 

                                                  김 정 희

 

 

아직 나는 수없이 남은 새벽의 그 푸른 냄새를 잊지 못했습니다.

아직 나는 비워 둔 가슴 한 켠을 사랑하는 이를 위해 다 내어주지 못했습니다.

아직 나는 손 내밀어 수줍게 웃으며 함께 걸어갈 사람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나의 어머니, 아버지께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지 못했습니다.

나의 형제 자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했습니다.

나의 친구들에게 내일은 함께 만나자, 지금까지 시간이 너무 없었어 라고 말해주지 못했습니다.

언제나 머무를 것 같아서 미뤄 두었습니다.

언제나 영원할 것 같아서 남겨 두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나는 말 할 수가 없어서 슬픕니다.

너무 늦어서 가슴 아픕니다.

행여나 하루가 남았다면

나는 꼭 이 말을 하렵니다.

이 아름다운 세상 살아 있는 동안 너무나 행복했다고 말입니다.

 

 

일본 지진 희생자들을 위로하며

 

치악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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