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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봄날

by 키미~ 2011. 4. 14.


낯선 봄날



                          김정희



버스정류장에 아는 여인 하나 

햇살에 눈을 찌푸리고 번호판을 유심히 바라본다

어디로 갈 것인지 그니는 알고 있나

자동차는 어쨌는지 해쓱한 얼굴에 바람이 묻어있다


시큰해진 기억에 눈을 돌리면

평생 차라고는 가져본 일 없는 노인네들

농사일, 자식일 이빨 빠진 입으로 궁시렁대며 사탕을 빨고 있다.

달콤한 날들이 언제였던가?

아껴 먹어도 지문 없는 손가락처럼 결국은 다 닳아

처음 먹던 사탕 맛까지 잊어버리고,


쓸쓸한 여인이 버스 올 때마다 번호를 맞춰보는

추억이 먼저 내린 버스정류장

떠나는 버스 궁뎅이 밀치고, 남이 찍은 사진 속 낯선 나처럼

사탕을 나누며 안아주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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