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sunflower
  • sunflower

안개

by 키미~ 2012. 11. 9.

 

 

 

 

 

안 개


 

                        김정희


안개가 소문처럼 번지고 있다.

개울 건너 윤 씨네 막내딸, 처녀가 애 가졌다고,

처음엔 등 두드리고 손가락 따더니,

나중엔 그것이 입덧 아니던가? 기던가?

장날에 노인네들 차 태워 주었더니

홀까닥 남의 집 뒤집어 놓네.

안개를 조심해,

안개 낀 들판을 조심해.

소문이 안개 속에 똬리를 틀고,

들을 온통 헤집어 놓았네.

봄 오는 들판을 덮어 버렸네.

청 보리 살아서 꿈틀대는 들판을

안개가 시치미 떼고 삼켜버렸네.

 

 

치악산에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 오는 저녁  (0) 2012.12.05
물들다  (0) 2012.11.09
스미다, 이병률  (0) 2012.11.07
쓸쓸하고 장엄한 노래여, 기형도  (0) 2012.11.07
그 여자네 집, 김용택  (0) 2012.11.06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