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옥상에 널다
김정희
여름이 눌어붙은 이불을 빨다.
속통을 들여다보니 지난 겨울이 아직 들어 있다.
바람이 지나가다
겉과 속이 다르구나!
툭 내뱉는다
그렇다
거죽은 화려로 가득한데 속은 얼음이 서걱하다.
뼈를 데워야 얼음이 녹을 테지
뼈마디에 들어 앉은 얼음 조각들이
불 속으로 뛰어들어도 녹지 않는다.
햇빛이 널브러진 옥상에 올라
차가운 뼈를 널다
가을을 널다.
가을, 옥상에 널다
김정희
여름이 눌어붙은 이불을 빨다.
속통을 들여다보니 지난 겨울이 아직 들어 있다.
바람이 지나가다
겉과 속이 다르구나!
툭 내뱉는다
그렇다
거죽은 화려로 가득한데 속은 얼음이 서걱하다.
뼈를 데워야 얼음이 녹을 테지
뼈마디에 들어 앉은 얼음 조각들이
불 속으로 뛰어들어도 녹지 않는다.
햇빛이 널브러진 옥상에 올라
차가운 뼈를 널다
가을을 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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