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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옥상에 널다

by 키미~ 2015. 10. 5.

가을, 옥상에 널다

 

 

                                김정희

 

여름이 눌어붙은 이불을 빨다.

 

속통을 들여다보니 지난 겨울이 아직 들어 있다.

바람이 지나가다

겉과 속이 다르구나!

툭 내뱉는다

그렇다

거죽은 화려로 가득한데 속은 얼음이 서걱하다.

뼈를 데워야 얼음이 녹을 테지

뼈마디에 들어 앉은 얼음 조각들이

불 속으로 뛰어들어도 녹지 않는다.

 

햇빛이 널브러진 옥상에 올라

차가운 뼈를 널다

가을을 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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