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통
-오폐수처리장-
김정희
한꺼번에 모우다
골골마다 터져 나오는 냄새를
좁은 구멍에서 나오는 찌꺼기들을
살아 있는 것들과
죽은 것들과
살려고 발버둥치는 것들도 함께
마구 집어넣고 씹고 씹어 긴 행렬을 따라 마침내 다다른
거대한 나라
땅 속 흰 통로를 따라 움직이는 물결
곧 가야 할 곳 그 나라를 향해
아침이면 꾸역꾸역 흘러가
무엇도 나눌 수 없는 그 모퉁이에 서서
내 몸통 한 부분을 던지고 있다.
온 동네에 냄새가 가득하다.
우리의 찌꺼기들을 한꺼번에 모우기 때문이다.
지루한 공사, 흐린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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