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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통-오폐수처리장-

by 키미~ 2016. 10. 31.

거대한 통

-오폐수처리장-

 

                                    김정희

 

 

한꺼번에 모우다

 

골골마다 터져 나오는 냄새를

좁은 구멍에서 나오는 찌꺼기들을

살아 있는 것들과

죽은 것들과

살려고 발버둥치는 것들도 함께

마구 집어넣고 씹고 씹어 긴 행렬을 따라 마침내 다다른

거대한 나라

 

땅 속 흰 통로를 따라 움직이는 물결

곧 가야 할 곳 그 나라를 향해

아침이면 꾸역꾸역 흘러가

무엇도 나눌 수 없는 그 모퉁이에 서서

내 몸통 한 부분을 던지고 있다.

 

 

  온 동네에 냄새가 가득하다.

우리의 찌꺼기들을 한꺼번에 모우기 때문이다.

지루한 공사, 흐린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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