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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by 키미~ 2017. 6. 25.

 

 

 

 

 

 

이사 

 

                           김 정 희

 

동네 어귀 할머니 사는 집 개 두 마리

암만해도 머리가 나빠

어찌 그리 짖는지, 한 두번 지나가냐?

오늘도 슬쩍 눈치 보는데어렵쇼, 개집만 덩그러니 

밥그릇 엎어진 채 먼지가 풀썩

삭은 목줄만 

햇빛에 출렁이네

조팝 울타리에 조롱조롱 걸린 바람이

할머니 다른 나라 이사 갔다 목이 메이고

빈 장독대 옆에 몽당빗자루 하나

지 할 일 끝났다고 누워 있더라.

어쩐 일인지 빈 집이 많아졌다.
집도 많이 짓는데, 살던 사람들은 자꾸 떠난다.

나이가 들면 뭐든지 곁에서 정리해야 한다.

놔 두고 간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운 날, 겨울 눈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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