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땋은 뒤통수 모양인 금낭화는 한 포기만 있어도
사방에 번진다.
사방에 번지기는 종지꽃도 마찬가지인데
봄날, 아그배가 피기 전, 살구꽃이 바람에 다 떨어지고 난 후,
계속 피는 꽃들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꽃 중에도
나팔꽃처럼 아침에 피고, 저녁에 문을 닫는 꽃들이 있고,
아침, 저녁 할 것 없이 계속 피어 있는 꽃들도 있다.
목단, 피나물꽃 이런 꽃들은 저녁이면 문을 닫는다.
장미나 라일락 이런 꽃들은 저녁에도 사방으로 향기를 풍기며 문을 열어둔다.
계속 문을 열어 둬서 그런지 그런 꽃들은
며칠을 못 피고 지고 만다.
화무십일홍인가...
요즘은
뒤숭숭한 시절도 수상하지만
꽃들도 이렇게 찬바람이 불어대니
참으로 수상하달 밖에.
빼꼼이 문을 열었다가 얼어 죽을 판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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