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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얼중얼

무논리, 무양심, 무염치

by 키미~ 2022. 5. 1.

팔공산 선본사 갓바위

본디 자비란 자신보다 부족한 모든 생물을 대상으로 한다.

사랑은 자신과 감정을 교류할 대상을 필요로 한다.

자비를 베푼다고 하고, 사랑은 나눈다고 하는 것이 그 이유다.

자비는 댓가를 바라지 않고, 사랑은 보상을 기대한다.

제나라 경공이 공자에게 정치가 뭐냐고 물었다.

공자가 답하길 君君 臣臣 父父 子子라 했다.

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아버지는 아버지답게, 자식은 자식답게,

즉 자신의 위치를 잘 알고 이름을 바로 잡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한편, 공자의 정명사상은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벗어날 생각을 아예 말라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신의 위치를 자각하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지 말라는 말은 너무나 잔혹하다.

일본의 몇 백 년 된 가게가 전통을 지킨다는 명목하에 호평을 받는 것을 들여다 보면,

일본은 아직 계급이 유지되는 사회란 걸 알 수 있다. 

일본은 자신의 가업을 잇는 것을 숙명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자신들이 위치한 계급에서 다른 위치로 승격되는 것을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

일본의 정치하는 사람들은 뜬금없는 가문에서는 배출되지 않는다.

하층계급에 속하는 곳에서 태어난 사람이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어느 급수 이상은 출세하지 못한다.

그들은 받아들이고, 익숙하다.

멀쩡한 직장을 다니다가도 가업(목욕탕, 빵집, 우동가게 등)을 잇는다고 그만둔다.

일본의 영화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일본의 영화들은 막부시대의 고전영화들을 제외하고는 정치적이거나, 재벌들의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다.

영화감독들은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보다 높은 계급들을 이야기하는 것을 실례라고 생각한다.

정치권의 비리를 이야기한 일본 영화 "신문기자"는 주인공이 한국의 배우(심은경)였다. 

늘 비슷한 계급의 사람들이 나오는 일본영화.

재난이 많은 일본은 영화에서도 조용하게 운명을 받아들인다.

우리나라도 점점 계급이 형성되고 있다. 

이제 가진 자들은 더욱 더 움켜쥘려고 할 것이다. 

가진 것을 놓지 않으려면 자비심이 없으면 된다. 

자비를 베풀 대상들이 눈에 보이지 않게 되고, 댓가가 필요한 사랑을 부르짖는다. 

혹자는 자신에게 사랑이 많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언제나 가진 것이 부족하다고 믿기 때문에 늘 움켜쥐고 핑계를 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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