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sunflower
  • sunflower
중얼중얼

객관적인 세대

by 키미~ 2022. 8. 3.

큰댁의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시작된 여름 휴가다.

올해도 아이들(이제 막내가 복학해서 3학년이니 나이가 제법 되었다)과 함께 휴가를 다녀왔다.

1박2일의 짧은 여정이었는데, 일이 참 많았다.

강릉 아파트 키의 배터리가 다 되어 문을 못 열다가 겨우 열었고, 

오는 날 고속도로 강릉휴게소 지난 지점에서 시동이 꺼져 택시와 레카를 불러 다시 강릉으로 되돌아왔다.

시종일관 당황한 형제(남편과 아주버님)와 아주 객관적으로 차분했던 아이들 넷.

나와 형님은 이쪽저쪽을 쳐다보며 잘 되겠지하는 심정으루다.

비가 하루종일 왔다갔다 했는데도 아이들은 신이 나서 바다에 들어가서 보트도 타고 소리를 지르고.

4형제가 얼마나 우애가 좋은지 흐뭇했다.

세대는 확연하게 드러났다.

아이들은 자신이 속한 가족이나 회사 등의 공동체 사람들 이외에는 관심이 없었다.

자동차 견인을 하는 과정이 지루한데도 짜증내지 않았고, 차분하게 고속버스 시간을 알아보고,

예약을 하고(만약 차가 고쳐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 당황한 어른들을 진정시켰다.

다행히 자동차를 1시간 내로 고칠 수 있다는 말과 함께 점심을 먹고 커피숍에 앉았다.

셋째가 아빠에게 묻는다.

"아빠, 뭐 드실래요?" 

커피숍은 키오스크라 기계치 어른들은 또 당황.

"아, 제가 아빠 드실 거 시킬게요. 아빤 가만히 계세요."

그러더니 팥빙수를 시켜서 아빠 앞에 가져다 놓는다. 

이제 칠십이 된 아주버님. 당황한 말투로

"어디 가서 커피도 못 마시겠네."

우리는 쳐다보며 웃었다.

 

요즘 아이들은 참으로 객관적이다.

자신의 일이 아니면 아예 관심이 없다. 어떤 일이 생겨도 굉장히 차분하게 냉정하다.

공정이라는 개념이 잘 장착된 세대라고 볼 수 있다.

어른들이 문제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감상을 주입시킨다. 일전의 포스트에도 언급했지만 신파를 주입시킨다.

공정해야 할 일에 물질과 낭만을 투입해서 일을 그르친다.

지금 앞서가는 바른 사고를 가진 청년들을 믿어보자.

그래서 좀 행복해지자.

 

'중얼중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가 너무 오네  (0) 2022.08.11
꽃을 들여다보다.  (2) 2022.08.05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뛰누나.  (0) 2022.07.22
신파가 가장 강력한 무기  (0) 2022.07.21
백중 百中  (0) 2022.07.1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