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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얼중얼

처서를 앞두고.

by 키미~ 2007. 8. 20.

 

 

새벽에 잠을 깨니 서늘합니다.

삼복이 지나고,제 아무리 더위가 위세를 떨쳐도,

가을은 이제 우리 가까이에 왔습니다.

이십삼일이 처서이니,절기를 속일 수는 없답니다.

햇살이 따가와도 그 빛깔이 바래고,

이제 곧 들판의 곡식이 황금빛으로 물들고,

나뭇잎들은 곱게 단풍이 들 것입니다.

 

우리의 젊은 날을 여름에 비한다면

가을은 우리의 지금 이 순간을 비할 수 있겠지요.

어느새,늙도 젊도 않은 나이가 되어버렸지만

가을의 풍요로움을 생각한다면 뭐,그다지 서글픈 일만은 아닐 것입니다.

 

혹시,

제가 상처 주는 말을 하여 마음 상했다면 잊어주시기 바랍니다.

설혹

제가 모르고 지나치며,낯선 얼굴을 했다면 그도 잊어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지나 온 시절에 너무 철없어,

실수를 했더라도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햇빛이 내려 앉은 집 앞 도로에,

경운기에 개를 한마리 싣고 지나가는 영감님이,

괜히 마음에 걸려,

주절주절 지꺼리는

이 속절없는,

아낙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치악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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