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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얼중얼

우두커니 바라보면...

by 키미~ 2007. 9. 12.

 

덥다고 하소연 한지가 며칠 전인것 같은데

벌써 바람에 가을이 묻어납니다.

오늘 새벽엔 안개가 어찌나 진한지

산책가면서 앞이 잘 안 보일 정도였습니다.

 

벼는 익어가고,

다알리아도 피고,

무엇보다 집집마다 고추를 말리는 모습에서

가을이 왔다는 걸 실감합니다.

올해 비가 많아서 고추말리기가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거의 다 썩었다고 걱정들을 하시는데

저도 조금이지만 고추를 말립니다.

호박도 늙은걸 기대하기엔 이미 늦어버려서

나막나막 썰어서 말리고 있습니다.

겨울에 반찬이 궁할때 호박을 볶으면 오도독 씹히는 맛이 별미랍니다.

 

건너편 산 등성이에 산소들이 깨끗히 단장했습니다.

곧 추석이 오니 자손들이 벌초를 한게지요..

 

햇빛에 이불을 널고,

잠시

우두커니 가을이 오는 들을 바라봅니다.

제 마음이

가을과 함께 물들어갑니다.

 

 

 

치악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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