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귀
김 정 희
솜 털 송송한 긴 다리에
귀를 쫑긋 세우고,
쌓인 눈 사이로 살며시 고개 들었구나.
노루귀야
노루귀야.
봄은 언제쯤 올거나
햇살처럼 투명한 꽃잎에
나풀나풀 봄눈이 나비처럼 나부끼면
행여나 얼어버릴까
노루귀
놀라서 숨어버리네
이월도 늦은 날
눈 녹은 개울가
바람 살랑살랑
노루귀 귓가에 속삭입니다.
노루귀야
노루귀야
봄이 왔단다,
뾰족한 노루귀 곧추 세우고
숲의 꽃들을 불러 오너라.
숲의 새들을 불러 오너라.
얼어붙은 나무마다 문을 두드려
겨울 가득한 빈 숲으로
연분홍 부풀은 봄
불러 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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