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물떼새
- 1992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
김 종 호
까만 머리댕기
나풀거리며
휘파람 소리로 갈대숲을 흔든다.
노오란 안경 쓴 눈
깜박일 때마다
나뭇가지에 걸린 별처럼
반짝거린다.
그림자 귀여운 한낮
발자국 꼭꼭 찍어 놓으면
봄 하늘
봄 햇살
저절로 날아와 고이는 모래밭,
동글동글 예쁜 쑥색 자갈 물어다
조그만 둥지를 짓고
자갈돌 옆에 자갈돌 닮은
알을 낳는다.
바람을 못 이겨 맴돌던
하얀 낮달
텀벙, 물 속 깊이 가라앉으면
활활 가슴을 털고 물비늘 헤치며
온종일 강물을 퍼내고 있는
귀엽고 부지런한
꼬마물떼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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