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배나무
김 정 희
아그배나무가 아이고 배야, 아이고 배야,
깔깔거리며 활짝 웃는다.
웃음소리에 꿀벌 한 마리, 무슨 일인가 들여다보다
달콤한 꽃술에 마음 빼앗겨
저물도록 집에 안 가고, 윙윙거리며 눈짓을 한다.
우리 집 아그배 앙큼도 하지.
나비도 모른 채,
꿀벌도 나 몰라라,
봄날 아침 스쳐 간 휘파람새에 마음 팔려,
바람소리 날 때마다 꽃잎 흩날린다.
꽃잎 하늘거리는 분홍 색 봄 날 오후
오지 않는 휘파람새 기다리며
밤에도 온 마을이 환한
분홍 꽃 등불
아그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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