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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못 성지

by 키미~ 2010. 6. 23.

갈매못 성지


                   김 정 희




바다가 보이는 갈매못 성지에서 순교한 이들의 믿음을 본다.


세상에 나와 목숨을 내 주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이냐고,

손톱에 가시 하나 박혀도 엄살이 태산인 좁은 믿음을 가진 나에게 묻노니,

그들의 삶을 묻은 바닷가에서 머리카락 하나도 버리지 못하는

너의 신앙은 무엇이더냐?

너에게 믿음은 무엇이더냐?


햇살은 찬란하게 바다에 부서지고

죽음은 갈매못에 처연히 가라앉아

오만한 기도로 십자가의 길 함께 걸어도

내 기도의 빛깔은 바닷가 드리운 안개보다 희미하다.


언제나 기도는 내 삶 뒤에서 능청스러운 반성으로 나를 옭아매고,

솎아내지 못하는 욕심 꾸러미를 마음 한 가운데 버젓이 챙겨두니,

너는 오늘도 잘 살았느냐?

너의 마음 오늘도 잘 있느냐?



*갈매못 성지-충남 보령시 오천면 영보리에 있는 순교성지로 1866년 프랑스 성직자 3인과  한국 성인 2인이 군문효시를 당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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