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 옹 / 정 호 승 *
뼈로 만든 낚싯바늘로
고기잡이하며 평화롭게 살았던
신석기 시대의 한 부부가
여수항에서 뱃길로 한 시간 남짓 떨어진 한 섬에서
서로 꼭 껴안은 채 뼈만 남은 몸으로 발굴되었다
그들 부부는 사람들이 자꾸 찾아와 사진을 찍자
푸른 하늘 아래
뼈만 남은 알몸을 드러내는 일이 너무 부끄러워
수평선 쪽으로 슬며시 모로 돌아눕기도 하고
서로 꼭 껴안은 팔에 더욱더 힘을 주곤 하였으나
사람들은 아무도 그들이 부끄러워하는 줄 알지 못하고
자꾸 사진만 찍고 돌아가고
부부가 손목에 차고 있던 조가비 장신구만 안타까워
바닷가로 달려가
파도에 몸을 적시고 돌아오곤 하였다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해 봄에 (0) | 2011.02.25 |
---|---|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 안도현(퍼옴) (0) | 2011.02.15 |
저녁 만찬을 위한 현악 4중주, 양승준 (0) | 2011.01.07 |
오랫동안 버려둔 자신을 위해서 (0) | 2011.01.02 |
아다지오 칸타빌레, 나호열 (0) | 2010.12.1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