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sunflower
  • sunflower

산목련

by 키미~ 2012. 1. 24.

산목련



                                      김정희




남쪽에서 태어나 남쪽으로 시집가서 남쪽에만 살던 친정어머니

가르릉 천식 기침 전화로 옮길까 귀에서 떼던 싸가지 없는 맏딸이

산목련 꽃대가리 다섯 개 따서 봄 산에 취해 펄떡거리다

봉오리 삭을 무렵 겨우 부쳤네

어머니 그 꽃 보고 생전에 첨 보네, 요렇게 이쁜 꽃은 나고 첨 봤네

가르릉가르릉 

전화기가 가르릉가르릉

말려서 물 끓여 먹으면 기침이 낫는다고

잊어버린 사용법 생각날 즈음 어머니 먼 길 떠나시고

남은 짐 정리하다 열어 본 냉동실에

너무 이뻐 모셔 둔 얼어붙은 꽃봉오리.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향수다방이 있는 마을, 함명춘  (0) 2012.02.08
별, 김태형  (0) 2012.01.31
새들의 이마 위에 씌어지던 서정시, 이미란  (0) 2012.01.19
휘발성, 이상호  (0) 2012.01.17
천 편의 시를 베껴 쓰는 의미, 강인한  (0) 2012.01.1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