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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로 향하는 가지 않은 길

by 키미~ 2012. 10. 26.

 

 

 

 

The Road Not Taken

Robert Lee Frost(1874~1963)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And be one traveler, long I stood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
Though as for that the passing there
Had worn them really about the same,

And both that morning equally lay
In leaves no step had trodden black.
Oh, I kept the first for another day!
Yet knowing how way leads on to way,
I doubted if I should ever come back.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가지 않은 길/피천득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가지 않은 길/김종길


노랗게 물든 숲 속 두 갈래 길을

 

다 가 보지 못할 일이 서운하여서,

 

풀섶 속에 길이 구부러지는,

 

눈 닿는 데까지 오래오래

 

우두커니 선 채로 바라보았네.

 

그리곤 나는 갔네, 똑같이 좋고,

 

사람이 밟지 않고 풀이 우거져

 

더 나을지도 모르는 다른 길을,

 

사람이 별로 다니쟎기론

 

두 길은 실상 거의 같았네.

 

그리고 두 길은 다 그날 아침

 

밟히쟎은 가랑잎에 덮혀 있었네.

 

아 첫째 길은 훗날 가리고 하고!

 

길은 길로 이어짐을 알았기에

 

돌아오진 못하리라 생각했건만.

 

세월이 오래오래 지난 뒤에

 

나는 한숨 지으며 이야기하리.

 

두 길이 숲 속에 갈라져 있어

 

사람이 덜 다닌 길을 갔더니

 

그 때문에 이렇게도 달라졌다고.

 

걸어 보지 못한 길/정현종


단풍 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더군요.

 

몸이 하나니 두 길을 다 가 볼 수는 없어

 

나는 서운한 마음으로 한참 서서

 

잣나무 숲 속으로 접어든 한쪽 길을

 

끝간 데까지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또 하나의 길을 택했습니다. 먼저 길과 똑같이 아름답고,

 

아마 더 나은 듯도 했지요.

 

풀이 더 무성하고 사람을 부르는 듯했으니까요.

 

사람이 밟은 흔적은

 

먼저 길과 비슷하기는 했지만,

 

서리 내린 낙엽 위에는 아무 발자국도 없고

 

두 길은 그날 아침 똑같이 놓여 있었습니다.

 

아, 먼저 길은 한번 가면 어떤지 알고 있으니

 

다시 보기 어려우리라 여기면서도.

 

오랜 세월이 흐른 다음

 

나는 한숨 지으며 이야기하겠지요.

 

"두 갈래 길이 숲 속으로 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사람이 덜 밟은 길을 택했고,

 

그것이 내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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