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 김 정 희 울타리 양 쪽의 찔레와 장미 만나려고 얼마나 애를 쓰는지 깐에는 손을 뻗쳐도 조금 사이가 빈다. 모자라는 부분을 채우느라 봄이면 분주하고 눈바람 치면 감싸 안기도 하드만 다투어 피느라 서로를 밀어내고 가시를 곧추 세우며 눈을 흘긴다. 몸은 따로 있어도 꽃은 꽃일 뿐 손을 잡고 몸을 안고 범벅 넝쿨이 져도 여름을 향해 치달아 열흘을 못 넘기니, 끝이 쓸쓸하여 서로가 외면하는 소박과 공생하지 못하는 화려처럼 비어있는 저 간격만큼 언제나 조금 모자란다 딱 한 뼘 모자란다.
시화전에 전시했던 시입니다. 인간사를 찔레와 장미에 비하여 쓴 시로, 조금 서글픈 시라고나 할까요?
치악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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